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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옥내림·해결사채비에 입질빈도 높나?

리마즈로 2017. 3. 26. 19:03


 

붕어채비 연구

 

왜 옥내림·해결사채비에 입질빈도 높나?

 

찌맞춤 상관없이 작은 봉돌이 예민하다 

박현철 비바붕어 사이트 운영자

 

 

박현철 비바붕어 사이트 운영자, 바낙스 필드스탭

 

 

이제 우리는 찌올림에 대한 환상에서 깨어나야 한다. 우리가 흔히 ‘붕어의 어신’으로 생각하는, 슬로우 모션으로 올라오는 점잖은 찌올림은 순수한 붕어 어신이 아니라, 묵직한 봉돌과 적당히 둔한 찌맞춤으로 어신을 증폭시킨 일종의 왜곡이다.

 

 

*작년 여름 태안 송전지에서 옥수수내림낚시로 4짜 붕어를 낚은 필자.

 

과거엔 토종붕어들의 입질이 시원했다. 그래서 9~10호짜리 무거운 봉돌도 거뜬히 들어 올렸다. 대물낚시의 확산은 무거운 채비도 거침없이 끌고 가는 우리 토종붕어의 투박한 입심이 있었기에 가능한 향연이었다.

그러나 이제 붕어의 입질이 바뀌었다. 배스와 블루길이 유입되어 새우나 작은 물고기들이 격감한 호소의 붕어들은 육식성에서 초식성으로 바뀌어 입질이 소극적으로 변했다. 그 결과 붕어들이 무거운 전통 바닥채비에 부담을 느끼게 됐다. 실제로 배스가 유입된 저수지에선 재래식 바닥채비의 입질빈도가 현격히 줄어들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옥수수내림낚시가 전국적으로 확산된 배경은 바로 이것이다. 극히 가벼운 봉돌과 가는 줄 작은 바늘… 변화하는 붕어들의 입맛에 맞춘 사람들은 마릿수 조과를 즐기고 있고, 전통만 고집하며 붕어의 변화에 무관심한 사람들은 지루한 기다림에 줄곧 빠져 있다.

 

1 : 3 : 6의 입질빈도

 

필자는 최근 1년간 전통바닥채비, 해결사채비, 옥내림채비의 3가지 채비를 가지고 전국 각지를 돌며 입질빈도를 테스트해보았다. 그 결과 바닥채비 1, 해결사채비 3, 옥내림채비 6의 비율로 나타났다.

 

▶3월 완도 약산호 (지렁이)

바닥여건 좋으나 저수온, 준월척

옥내림 : 10 해결사 : 6 바닥 : 3

 

▶4월 춘천 의암호 (떡밥)

직공채비로 버드나무 공략, 준월척

해결사 : 12 바닥 : 3

 

▶5월 서천 부사호 (지렁이)

스윙채비로 8치~월척

옥내림 : 11 해결사 : 6 바닥 : 2

 

▶11월 안좌도 신촌지 (새우)

마름 삭아내려 바닥 좋지 못함, 월척만 12마리

옥내림 : 7 해결사 : 5 바닥 : 0

 

▶12월 강진 사초호 (새우, 지렁이)

스윙채비로 준월척 마릿수 호황

옥내림 : 10 해결사 : 5 바닥 : 2

 

 

 

이상은 바닥채비 vs 해결사채비 vs 옥내림채비의 차이를 두드러지게 경험한 대표적 낚시터를 소개한 것일 뿐 출조지의 90%에서 이와 비슷한 차이를 경험했다. 특히 배스, 블루길이 유입된 곳에서 붕어 입질의 약화와 바닥채비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그리고 바닥이 지저분한 곳, 겨울~초봄의 저수온기에는 입질빈도가 10배 이상 차이 날 때도 있었다.

어느 정도 예상한 결과지만 그래도 막상 데이터를 보니 충격적이었다. 필자가 지난 수십 년간 구사해온 전통바닥채비와 작년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옥내림채비와는 무려 6배 이상 차이 나는 입질빈도를 보였다. 실험을 거듭할 때마다 나는 심각하게 자문하곤 했다. ‘그렇다면 과거 바닥채비만 사용할 때 모르고 놓쳐버린 붕어는 과연 얼마였다는 말인가?’

필자는 바닥채비의 비효율성을 절감하게 되었고 주변 낚시인들에게 옥내림채비 또는 해결사채비를 권하게 되었다. 그리고 필자의 권유에 따라 옥내림채비나 해결사채비를 써본 낚시인들도 “정말 바닥채비엔 입질조차 없더라”는 체험담을 토로하며 신기해하고 있다.

 

찌올림은 느려도 미끼 흡입은 전광석화

 

왜 이렇게 각 채비별 입질빈도가 차이 나는 걸까? 세 채비의 가장 뚜렷한 차이는 ‘봉돌의 무게’였다. 봉돌이 작고 가벼울수록 입질빈도는 증가했다. 그렇다면 왜 봉돌이 작은 채비의 입질빈도가 증가하는가?

그 전에 찌올림은 일종의 착시현상이란 것을 알아두자. 붕어낚시에서 찌올림은 서서히 올라오기 때문에 붕어가 미끼를 천천히 먹을 것이라는 착각을 하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붕어는 전광석화처럼 빠르게 미끼를 흡입하며, 느릿한 찌올림은 미끼 흡입 이후 붕어의 움직임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일 뿐이다.

붕어는 먹이를 천천히 흡입할 수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수족관 등을 통해 관찰해보면 붕어는 사람의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속도로 빨리 흡입한다. 즉 붕어가 입을 벌렸다 싶은데 눈 깜짝할 사이에 먹이가 사라지는 것이다. 붕어는 입으로 먹이를 무는 것이 아니고 빨대를 사용하여 음료수를 빨아먹듯이 순간적으로 물과 함께 먹이를 빨아들인다.

그 후엔 입속에 들어간 먹이를 먹어도 되는 것인가 뱉어버릴 것인가를 판단하여 삼키기도 하고 도로 뱉기도 한다. 때로는 먹이를 한 번 뱉었다가 다시 흡입하여 먹기도 한다.

붕어는 손이나 발이 없기 때문에 입으로 물어서 먹이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 마치 갓난아이가 무엇이든지 손에 잡히면 입으로 가져가는 것처럼 말이다. 붕어가 미끼를 발견하면 눈으로 확인한 다음 순간적으로 흡입하게 되는데 이때 방해요소로 작용하는 것이 봉돌이다.

 

찌맞춤의 한계

 

우리 낚시인들은 붕어가 먹이를 흡입할 때 ‘이물감’이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 이물감을 줄여주기 위하여 찌의 부력과 봉돌의 침력을 제로상태로 만드는 찌맞춤을 한다. 더러는 봉돌을 더 깎아서 수중에 뜨는 마이너스 상태로 만들기도 한다. ‘찌맞춤을 하면 수중의 봉돌무게가 찌 부력으로 상쇄되어 붕어가 미끼를 흡입할 때 이물감이 거의 없다’는 것이 찌맞춤 이론이다. 과연 그럴까?

위에서 말한 대로라면 무거운 봉돌이나 가벼운 봉돌이나 찌맞춤만 하면 입질빈도는 차이가 나지 말아야 하는데, 실제로는 채비에 따라 10배 이상 조과 차이가 났다. 왜일까?

아무리 찌맞춤을 완벽하게 해도 붕어가 흡입하는 순간 느끼는 봉돌의 무게감은 줄지 않기 때문이다. 극한적으로 생각해서 바위만 한 봉돌에 전봇대만 한 찌를 달아 제로 찌맞춤을 했다고 치자. 찌맞춤 이론대로라면 붕어는 바위만 한 봉돌을 당길 때도 이물감을 못 느껴야 한다. 그러나 그럴 리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다. 즉 찌맞춤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여기엔 또 우리가 간과한 함정이 숨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붕어가 미끼를 흡입하는 스피드다. 붕어가 미끼를 흡입할 때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빨리 빨아들이는데 그 순간엔 봉돌을 아무리 무중력상태로 맞춰놓아도 찌가 올라오는 속도(찌 부력이 봉돌을 끌어올리는 속도)가 붕어가 미끼를 흡입해 봉돌을 잡아당기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따라서 붕어가 미끼를 흡입하는 찰나에는 어떤 찌도 봉돌의 이물감을 덜어주는 역할을 하지 못한다. 짧은 찰나지만 붕어는 봉돌의 크기와 무게를 고스란히 느끼게 된다는 얘기다.

 

봉돌 분할하면 수중저항 줄어든다

 

또 다른 변수도 있는데 그것은 바로 수압이다. 물의 밀도는 공기의 약 1천배라고 한다. 필자가 바다낚시를 즐겨할 때 부력과 침력을 거의 제로상태로 만들어놓은 0호 부력의 찌(제로찌)를 많이 사용하였다. 바다찌 역시 부력이 작을수록 예민하며 그런 면에서 0호 찌는 가장 예민한 찌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낚시를 해보면 0호 찌라도 부피가 큰 찌는 감도가 떨어졌고 3B 정도의 부력이 큰 찌라도 부피가 작으면 큰 0호 찌보다 더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감성돔처럼 미끼를 물고 천천히 돌아서는 어종엔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지만 벵에돔처럼 빠르게 먹이를 물고 들어가는 어종엔 작은 3B 찌가 큰 제로찌보다 더 입질빈도도 높고 기민하게 반응한다는 걸 느꼈다. 부력과 침력의 이론상으론 제로찌가 3B 찌보다 예민해야 하지만 찌가 클수록 물의 저항을 많이 받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즉 부피가 큰 물체는 수중에서 빠른 속도로 이동하게 되면 비중에 상관없이 수압에 의하여 큰 저항을 받는다. 그래서 우리가 낚시를 할 때 같은 무게라도 봉돌을 분할해서 각 봉돌의 부피를 줄여주면 수중저항이 줄어들어 흡입하는 붕어의 이물감을 적게 해 빠르고 폭이 큰 입질을 유도하기 유리한 것이다. 그런 면에서 전통바닥채비보다 해결사채비의 입질빈도가 높다. 물론 더 큰 원인은 해결사채비의 하단봉돌이 전통바닥채비 봉돌보다 작고 가볍기 때문이다.

특히 옥내림채비는 찌의 수중저항도 적어서 더 예민하다. 옥내림채비는 붕어가 먹이를 흡입할 때 저항감을 느끼는 봉돌이 아예 수중에 떠있기 때문에 붕어 입장에선 봉돌의 저항이 미끼 흡입 시 거의 전달되지 않는다. 미끼를 흡입 후 돌아설 때 찌가 잠기면서 수중저항으로 작용하게 되는데 옥내림찌는 크기가 작고 가늘어서 저항이 아주 약하다고 볼 수 있다.

바로 이 점이 옥내림낚시가 바닥채비나 분할봉돌채비보다 훨씬 더 많은 입질빈도를 보여주는 이유가 되며 흡입력이 떨어져 찌의 반응이 미약한 배스터에서도 위력적인 효과를 발휘하는 이유이다.

하지만 이런 가공할 채비도 약점이 몇 가지 있는데 저항감 감소를 극대화시킨 채비를 쓰다 보니 원줄과 목줄, 바늘을 약하게 쓸 수밖에 없고 물속에서 슬로프상태(긴 목줄이 비스듬히 깔리면서 짧은 목줄을 가볍게 떠받쳐주는 상태)를 만들려다보니 쌍바늘을 써야 해 우리 붕어낚시인들이 좋아하는 수초대에서 사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바람이나 대류 등 외부의 영향에서도 벗어나기 힘들다. 잔챙이가 많은 곳에서는 씨알 선별이 어렵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필자가 개발한 해결사채비는 그런 옥내림의 약점을 커버해주면서 예민성은 예민성대로 살려주는, 보다 실전적 채비라 할 수 있겠다. 필자는 낚시터 상황에 따라서 수초대를 노릴 땐 해결사채비를, 맨바닥을 노릴 땐 옥내림채비를 섞어서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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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비별 입질패턴     

 

◊바닥낚시채비-찌가 한두 번 오르내리는 예신을 보낸 후에 천천히 솟아오르는 본신으로 이어진다. 챔질타이밍은 천천히 서너 마디 이상 솟은 이후다.

◊해결사채비(분할봉돌채비)-예신의 빈도가 줄거나 아예 예신 없이 부드럽게 솟아오르는 경우가 많다. 바닥채비보다 찌올림 폭이 크다. 챔질타이밍은 찌톱이 완전히 솟거나 옆으로 끌려갈 때다.

◊옥내림채비-서너 마디 이상 큰 폭으로 오르내리다가 찌가 비스듬히 드러눕거나 옆으로 끌려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챔질타이밍은 찌가 완전히 드러눕거나 물속으로 잠겨든 직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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