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감동이야기

사는 대로 얼굴이 바뀐다

리마즈로 2020. 8. 12. 18:47

 

 

사는 대로 얼굴이 바뀐다

 

 

예수의 모습을 그리기 위해
예수를 닮은 얼굴을 찾아다니던 화가는
한 시골 교회에서 예수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성가대에서 찬송가를 부르고 있는
소년의 얼굴은 순수하고
평안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소년을 모델로 예수를 그린 화가는
다시 가롯 유다의 얼굴을 찾아다녔습니다.

하지만 적합한 모델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10년이 지난 어느 날 화가는
드디어 주정뱅이의 얼굴에서
유다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술에 취해
길거리에서 널브러져 있던 그의 얼굴은
탐욕스럽고 야비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유다의 모습을 그리던 화가에게
주정뱅이가 잠에서 깨어나
한마디 내뱉습니다.

“당신이 예수를 그릴 때도
내가 모델이었다.”


다빈치가 ‘최후의 만찬’을 그릴 때의
이 일화는,
사람은 ‘생긴 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대로 생기는 것’임을 깨닫게 합니다.

예수의 얼굴을 가졌던 성가대 소년이
유다의 얼굴을 가진 주정뱅이로 변했듯
사는 대로 얼굴이 변해가는 것입니다.

 


풍경이 변해야
계절이 바뀌는 것이 아닙니다.
계절이 변해야
풍경이 바뀌는 것이 이치입니다.

얼굴이 변해야
사람이 바뀌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이 변해야
얼굴이 바뀌는 것이 이치입니다.

화난 얼굴도
밝게 살면 환한 얼굴이 되지만,
환한 얼굴도 찡그리면서 살면
화난 얼굴이 됩니다.

추한 얼굴도 사랑을 품고 살면
아름다운 얼굴이 되지만,
아름다운 얼굴도 미움을 품고 살면
추한 얼굴이 됩니다.

유다의 얼굴도 예수의 마음으로 살면
예수의 얼굴이 되지만,

예수의 얼굴도 유다의 마음으로 살면
유다의 얼굴이 됩니다.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바라보며
화난 얼굴이 아닌 환한 얼굴로 바뀌는,

추한 얼굴이 아닌

아름다운 얼굴로 바뀌는 오늘을 살기로

다짐하는 아침입니다.

 


마치 매일 사는 산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면 그 풍경이 바뀌듯

얼굴도 나이에 따라서
그 풍경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얼굴은
그 사람의 역사이며
살아가는 현장이며
그 사람의 풍경인 것이다.

- 최인호, <산중일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