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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판관(達城判官)의 명판결(名判決)

리마즈로 2019. 7. 14. 14:59


달성판관(達城判官)의 명판결(名判決)
어느 시대에 서울 사는 가난한 선비가 과거에 급제했고
얼마후 달성판관으로 임명되었다.
신임 사또가 임명된지라 달성의 육방관속으로 관례대로
사또를 모시러 갔다.
신임 사또가 인물이 어떠하며 성격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한 마음에 급히 사또 집을 찾아가 보니 기대와는
너무나 딴판으로 사또의 키는 5척도 못되는 단구요,
거기다 얼굴까지 빡빡 얽었고 나이도 스물이
넘을락 말락하는 애숭이로 도무지 볼품이 없었다.
육방 관속들은 별 것 아니구나 속으로 만만히 보며
함께 내려 오는데 문경새재에서 쉬어가게 되었다.
그 때 찢어진 갓을 쓰고 남루한 옷차림의 어린 상주가
사또에게 울면서 딱한 사정을 하소연 하였다.
내용인 즉 가난한 살림에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는데
갑자기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장례 비용을 마련키 위해
상주의 몸인데도 닭 5마리를 팔러 장에 나왔다.
평생 물건을 팔러 시장에 나온 것은 처음이라 어떻게
파는지를 몰라서 어리둥절해 있으려니 한 닭장수가
가까이 와 자기가 맡아 있다가 팔아 주겠다면서
상주의 닭 다섯 마리를 자기 닭장 속에 집어 넣었다.
한나절을 지나 그 닭장수에게 맡긴 닭을 달라고 하니
맡은 일조차 없다고 잡아 떼어 본관 사또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닭을 찾아 달라고 했더니
 “이놈, 네 닭을 내가 어찌 안단 말이냐?” 고
호통만 칠 뿐 찾아 줄 생각을 않는다는 것이었다.
얘기를 다 듣고난 달성판관은 곧 사령을 보내
닭장수를 잡아오게 했다.
상주에게 자기 닭을 찾으라 하니 여러마리 중에서
하나 하나 골라냈다.
사또가 먼저 닭장수에게 물었다.
 “이놈 저 닭이 정녕 네놈 것이라면 저 닭에게
 아침을 뭘 먹였느냐?” 닭장수는 쌀,보리 등
 온갖 것을 주어 섬기며 횡설수설 한다.
그리고 장수에게 다시 물으니 아무것도 먹일 만한
것이 없어 집에 있는 수수 한줌을 먹였다고 대답했다.
다섯 마리 중 한 마리를 잡으니 과연 수수가 나왔다.
닭장수는 꼼짝 못하고 백배사죄 한 후 그를 얼러
닭값을 열배나 물게하고 문경 본관 사또에게 5백냥을
빌어 상주에게 장례 비용으로 쓰도록 마련해 주었다.
교묘히 사건의 곡직을 가려내는 판관의 기질을 본
육방 관속들은 혀를 내둘렀고 경멸히 여겼던 것을
뉘우쳤다.
달성 판관이 부임한 후 여러달이 지나도 문경 사또에게
빌린 돈 5백냥을 갚지 않자 문경 사또가 사람을 보내
돈을 갚으라고 독촉했다.
달성 판관은 “네 돈을 벌써 갚았는데 네 고을 사또가 
그렇게 정신이 없으시냐?” 고 도리어 나무란다.
심부름꾼이 영문을 몰라 의아해 하자 사또에게 돌아가
대전통편 몇장 몇절을 보면 알 것이다 이르도록 했다.
대전통편 그 장은 본래 자기 고을에서 일어난 사건을
본관 사또가 처리 못했을 때는 사또가 벌금 5백냥
물도록 규정한 것이다.
달성 판관은 그것을 이용 5백냥을 빌린다고 받아
불쌍한 상주에게 도움을 베풀고 똑똑치 못한 사또를
그 나름대로 징벌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