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암 박지원의 황금대기(黃金臺記)
도둑 셋이 무덤을 도굴해 많은 황금을 훔쳤다.
축배를 들기로 해서, 한 놈이 술을 사러 갔다.
그는 오다가 술에 독을 탔다.
혼자 다 차지할 속셈이었다.
그가 도착하자 두 놈이 다짜고짜 벌떡 일어나
그를 죽였다.
그새 둘이 나눠 갖기로 합의를 보았던 것이다.
둘은 기뻐서 독이 든 술을 나눠 마시고
공평하게 죽었다.
황금은 길 가던 사람의 차지가 되었다.
연암 박지원의 黃金臺記에 나오는 얘기다.
애초부터 황금을 도굴한 자체가 잘못된
것이었고 황금을 본 뒤로는 세명 다
눈이 뒤집혔음이리라
권세 또 한 마찬가지다.
권력을 잡고 나면 안하무인(眼下無人)보이는
것이 없게 마련이다.
내 것만이 옳고,
남이 한 것은 모두 적폐(積弊)로 보일 뿐이다.
또한 욕심의 탑을 쌓아가며 마음 맞는 자들이
작당을 하여 더 많은 것을 차지하기 위함이라면
도둑이 술병에 독이 든 것을 모르고 마시듯
자신이 죽는 줄도 모르면서 패가망신의 길을
자초하고 마는 것이 아니겠는가?
까닭 없이 갑작스레 큰돈이 생기면 의례히
경계를 해야 하고, 자기 권세의 자리가 주어지면
내게 합당한 것인가 다시 한 번 자신을
뒤돌아보아야 망신은 물론이거니와
죽음도 면할 수 있을 것이다.
길을 가다가 풀뱀을 만나면 누구나 머리카락이
쭈뼛하여 멈추지 않을 사람이 있겠는가?
황금과 권력은 귀신이요, 독사다.
보면 피해야 하고,
오직 땀 흘려 얻은 것만이 진정 내 것이 아닐까?
작금의 세상 돌아가는 모습이 하도 미욱한
짓만 해대니 민심은 겉돌고 살기가 어렵다 하니
안타까운 마음에 거슬러 옛 선인(先人)의
세 도둑에 대한 글을 인용하여 보았다.
그 옛날 며칠씩 밤샘을 하며 가정 경제에
보탬이 되었던 시절을 거쳐,
세계 10위권이라는 경제 대국을 이룬 나라가
지금은 적폐 청산의 대상이 되었고
4~50대는 물론 청년층들도 일을 더 하고 싶어도
법으로 정해 놓은 근무시간 규제로 인하여
마음껏 일을 못하는 그러한 세상이 되고 말았다.
국민의 삶을 피폐하게 하고,
성과 없는 곳에 국민의 혈세를
자기 것인 양 쏟아 붓는 것. 또한
도굴로 황금을 훔치는 도둑이나 진배없음이니,
도리(道理)에 맞는 행정으로 걱정 없고
행복한 세상을 진정으로 그려보는 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