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죽으면 누구나
한 줌 흙으로 돌아간다.
호화로운 묘지 속에 묻힐 수도 있고
이름없는 풀섶에 버려질 수도 있으며
한 줌 재가 되어
바람에 날려가기도 한다.
극락이니 천당이니 그런 것은
인간의 생명이 있는 동안에
관념 속에서만 존재하는
이상향(理想鄕) 일 뿐이다.
신(神)이 인간을 만들었다고 하지만,
그 신을 만든 것은 사람이다.
인간은 본래 너무 나약해서
의지할 신(神)과 종교를 만들어 놓고
스스로 그 카데고리 속에 갇혀서
살게 된 것이다.
즉, 사람은 人間으로 시작되어
人間으로 끝나는 것이다.
초대하지 않았어도 인생은
저 세상으로부터 찾아왔고
허락하지 않았어도
이 세상으로부터 떠나간다.
우리 또한 찾아온 것과
마찬가지로 떠나가는 것이다.
그것이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일진대,
거기에 어떤 탄식이
있을 수 있겠는가?
우리는 살아오면서
다소의 화를 내었을 것이다.
지나고 나니 그 화란 모두
나를 불태운 것이고,
상대를 불태운 것이고,
같이 있었던 사람들을
불태웠던 것임을 알았습니다.
우리 속담에
"장맛이 나쁘면 집안이 기운다"
라는 말이 있는데,
메주를 담가서 새끼줄로 엮어
벽이나 천장에 걸어두는데.
그러면 집안의 온갖 미생물이
메주에 달라붙어 그것을
발효 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집안에서
가족 간에 다툼이 잦다면
그 다툼의 홧김에 의해
메주 균이 죽게 된다.
그래서 메주가 꺼멓게 되고
결국 장맛이 고약해 진다.
이렇듯 무서운 것이 홧김인데,
잔뜩 화를 품고서
아기나 사람을 대하면 어찌 될까?
싸움이 잦은 집에서 사는
아이들이 끊임없이 온몸에
부스럼과 종기를
달고 사는 것은 그 이유다.
노여운 기운은 항상 그 죄없는
아이들의 혈관 속을 흐른다.
살아있는 동안에 즐겁고
행복한 생활을
누리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