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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마지막 10년]

리마즈로 2017. 3. 10. 12:59


[한국인의 마지막 10년]

돈이 다가 아니더라…
"치아管理 잘하라, 아내를 '상사(上司)'처럼 모셔라"

 

    老後자금 알차게 모은 중산층 980명의 7가지 충고
    '노년에 돈 없으면 서럽다. 열심히 저축해라.'
    실천을 못 해 탈이지, 여기까진 우리 모두 다 안다. 정말 궁금한 건 그다음이다. 개미처럼 알뜰살뜰 통장 잔고를 채워두면 그것으로 마지막 10년을 행복하게 보낼 준비가 다 되는 걸까? 노년에 접어들어 중·장년을 돌아봤을 때 '아차!' 싶은 항목이 돈 말고 또 뭐가 있을까?

    KDB대우증권 미래설계연구소가 노후 자금 알차게 모아놓은 중산층 고객 980명을 추려 '평생 가장 후회하는 게 무엇인가' '가장 뿌듯한 건 무엇인가' 등등을 세세하게 따져 묻고, 결과를 일곱 가지 충고로 압축했다. "갈수록 수명이 길어지고 있는 만큼, 우리는 우리 자신이 지금 생각하는 것보다 오래 살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찌감치 차근차근 준비해야 마지막 10년이 재앙이 되지 않습니다."(김종태 소장)


1. 치아 안 상하는 사람은 없다.
'벼락치기'가 안 통하는 부위… 한번 망가지면 큰 목돈 들어
응답자들이 가장 골치 썩는 건강 문제는 꼭 암이나 치매 같은 큰 병이 아니었다. '살아오면서 건강과 관련해 가장 후회하는 것'묻자, 남녀 모두 '치아 관리 잘못한 것'(12%)을 가장 많이 꼽았다. TV엔 암·치매 보험 광고가 넘치지만, 정작 노년에 접어든 사람들이 더 관심 있는 건 따로 있다는 얘기다.

왜 치아가 그렇게 중요할까. 연구소는 그 이유를 세 가지로 설명했다. 우선, 암에 안 걸리는 사람은 있지만 치아가 손상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이가 상하는 건 '동물의 숙명'이다. 어른의 영구치는 사랑니가 있느냐 여부에 따라 28~32개다. 나이 들수록 하나둘 망가져 50대 초반에는 평균 24.8개, 60대 초반엔 21.3개, 70대 초반엔 14.3개가 된다.

또 치아는 '벼락치기'가 안 된다. 젊어서부터 꾸준히 관리하는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한번 망가지면 목돈이 들고, 조금만 아파도 밥 한 끼 먹는 게 엄청난 스트레스가 된다.

2. 취미를 만들어라


3. 자식과 대화하라
"평생 취미 못 만든 게 후회… 자식 관계도 벼락치기 안 돼"

이번 조사에 응한 사람들은 절반이 50대(54%), 절반이 60대 이상이었다. 대다수가 자기 집을 갖고 있고(91%), 과반수가 집과 땅을 뺀 순수 금융자산이 1억~5억원쯤 됐다(53%). 물려받은 부자보다 당대에 악착같이 부를 일군 이가 많다. 자신이 평생 '가장 잘해왔다'고 생각하는 성취로 가족관계(38%·1위)와 인간관계(22%·2위)를 꼽는 전형적인 한국인들이기도 하다.

이들이 평생을 돌아보며 '일'과 관련해 가장 후회하는 것이 평생 할 수 있는 취미를 만들지 못했다는 점이었다(18%).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데도 봉사활동이나 취미활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람이 절반에 못 미쳤다(45%). 이들이 인간관계와 관련해 가장 후회한 건 자녀들이 성장할 때 자녀들과 대화를 더 많이 하지 못한 것이었다(13%). 대화도 어느 날 갑자기 벼락치기가 안 되긴 치아 관리와 마찬가지다.

4. 더 많이 저축하라
"아무리 아껴도 月200만원 써… 금융자산 5억 이상은 돼야"

응답자들은 자산가들이니 돈과 관련한 후회는 없지 않을까? 하지만 통장 잔액이 튼실한 이 사람들도 "더 많이 저축하지 못해 후회된다"고 했다(16%).

응답자 과반수가 "마지막 10년까지 걱정 없이 지내려면 집·땅을 뺀 금융자산이 5억 이상은 돼야 한다"고 했다(63%). 생활비가 월 200만원 못 된다는 사람은 세 명 중 한 명 꼴이고(30%), 나머지는 "아무리 아껴도 200만원은 넘게 들어가더라"고 했다.

5. 교육비를 줄여라
"자녀 과외 딱 하나만 줄이고 그 돈으로 연금 하나 들어라"

그 결과 나온 얘기가 "교육비 줄여라"였다.

오찬욱 미래설계연구소 이사는 "최근 수년간 자산가들을 만나면 한결같이 '과외비 쓰지 말라'고 한다"고 했다. 손익분기점을 넘었다는 이유였다. "과거엔 명문대 가면 확실히 좋은 데 취직했지요. 이젠 아닙니다." 자식한테 고맙단 소리를 듣긴커녕 노후 대비할 시기를 놓쳐서 오히려 짐만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갑자기 과외를 다 정리할 수는 없다. 연구소는 "지금 하는 것 중 딱 하나만 줄이라"고 했다. 가령 중고생 자식 둘 키우면서 각각 하나씩 과외를 줄여 5년간 월 34만원씩 연금저축을 부으면, 노후에 15년간 매월 15만원씩 연금을 받을 수 있다.

6. 어지르지 마라


7. 아내가 '상사'다
나이든 아내, 남편에 바라는건 1위 청소, 2위 가만히 있는 것

행복한 마지막 10년을 보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로 남녀 모두 건강을 맨 먼저 꼽은 데까지는 같았다(남성 29%·여성 28%). 하지만 이후 응답이 달랐다. 남성은 자기 건강 다음으로 중요한 게 아내(23%)와 돈(22%)이었는데, 여성은 돈(28%)이 거의 건강만큼 중요하고, 남편(16%)의 중요성은 한참 뒤에 따라왔다.

나이 든 아내가 나이 든 남편에게 바라는 건 꽃다발·귀금속·이벤트가 아니었다. 1위가 청소(37%), 2위는 '가만히 있어주는 것'(14%), 3위는 음식 쓰레기 버리기(12%)였다. 요컨대 잘 치우거나, 아니면 어지르지 않길 바랐다.

오찬욱 이사는 "수명이 길어지면서 함께 사는 기간도 따라서 늘어났는데, '남편과 안 맞는다'고 느끼는 부인에겐 이게 엄청난 부담"이라고 했다. 실제로 황혼 이혼 상담을 받으러 온 50~60대 여성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80~90세까지 이렇게 살 생각을 하니 끔찍하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황혼 이혼 피하려면 은퇴와 동시에 아내를 새로운 상사로 생각하고 살라"고 조언했다.

[행복한 노후 이광선씨 부부]

"우린 세 가지를 더 지켰죠"

    ①빚 안지고 ②무조건 아끼고 ③저축부터 하고 나서 살림
    "지금은 봉사도 하고 즐거워"

일곱 가지 충고를 잘 실천하면서 살면 어떤 노년을 맞을까?

이광선(71)·이영숙(63)씨 부부는 물려받은 것 없이 출발해 알뜰살뜰 모은 끝에 은행 가면 담당 직원이 뛰어나와 90도로 인사하는 알부자가 됐다. 그렇게 되기 위해 부부는 세 가지를 지켰다.


“치아 관리 잘하고, 평생 취미와 봉사활동이 있고, 열심히 저축하고, 자식과 대화하고…. 하나같이 마지막 10년 행복하게 지내는 데 꼭 필요한 충고들이에요.” KDB대우증권 미래설계연구소 조사에 응한 이광선·이영숙씨 부부가 집 근처 텃밭에서 활짝 웃었다. /이덕훈 기자

첫째, 대출을 피했다. 37년 전 처음 약국을 열 때 서울에서 열면 빚을 얻어야 할 상황이었다. 부부는 두말없이 남편 고향인 철원에 내려가 시골 약국을 냈다. 휴일에도 약국 문 닫지 않고 아등바등 일해서 10년쯤 뒤 서울에 집을 샀다.

둘째, 물도 아꼈다. 옷가지·행주 빨 때 마지막에 나온 맑은 물로 베란다 청소하는 식이다. 어쩌다 백화점에 가도 '누워 있는 옷(매대에 개어놓은 세일 상품)'만 사봤지 '서 있는 옷(마네킹이 입고 있는 신상품)'은 골라본 적이 없다. 의사 큰딸 시집보낼 때 혼수도 백화점 매장에 디스플레이 했던 상품을 할인받아서 샀다.

셋째, 어린 3남매 키우던 1970년대부터 손주들 여럿 둔 지금까지 그달 수입이 얼마건 저축부터 하고 나머지로 살림했다. 종잣돈이 모인 뒤 부동산 등에 투자했다.

요즘 부부는 집 근처인 서울 노원구 텃밭에서 취미 삼아 상추·고추를 가꾼다. 남편은 소일 삼아 친척이 하는 약국에 정기적으로 나가 일을 거든다. 부인은 한 달에 다섯 번 동네 산부인과에서 시간당 7000원씩 받고 산모 방을 정리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매달 한 번씩 동네 복지관에서 배식·조리 자원 봉사를 한다. "실례지만 그런 아르바이트 하지 않아도 되는 분 아니냐"고 묻자 부인 이씨가 "돈을 떠나서 누군가 나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 그 자체가 뿌듯하고 감사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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