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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시(解脫詩)

리마즈로 2019. 6. 9. 15:11


♡ 해탈시(解脫詩) 서산대사께서 85세의 나이로 1604년에 입적 직전 읊은 해탈시입니다. 인생(人生) 근심 걱정 없는 사람 누구인고, 출세 하기 싫은 사람 누구인고, 시기 질투 없는 사람 누구인고. 흉허물 없는 사람 어디 있겠소. 가난하다 서러워 말고, 장애를 가졌다고 기죽지 말고, 못 배웠다고 주눅 들지 마소. 세상 살이 거기서 거기외다. 가진 것 많다 유세 떨지 말고, 건강하다 큰소리 치지말고, 명예 얻었다 목에 힘주지 마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더이다. 잠시 잠깐 다니러 온 이 세상, 있고 없음을 편 가르지 말고, 잘나고 못남을 평가 하지 말고, 얼기 설기 어우러져 살다나 가세. 다 바람 같은 거라오. 뭘 그렇게 고민하오.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 순간이오.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 바람이고, 오해가 아무리 커도 비 바람이요,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오.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 뒤엔 고요하듯 아무리 지극한 사연도 지난 뒤엔 쓸쓸한 바람만 맴돈다오. 다 바람이라오. 버릴 것은 버려야지, 내 것이 아닌 것을 가지고 있으면 무엇하리요. 줄게 있으면 주어야지. 가지고 있으면 뭐 하노, 내 것도 아닌데... 삶도 내 것이라 하지마소.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일 뿐인데 묶어 둔다고 그냥 있겠오. 흐르는 세월 붙잡는다고 아니 가겠소. 그저 부질없는 욕심 일 뿐, 삶에 억눌려 허리 한번 못피고, 인생 계급장 이마에 붙이고 뭐그리 잘났다고 남의 것 탐내시요. 훤한 대낮이 있으면 까만 밤하늘도 있지 않소. 낮과 밤이 바뀐다고 뭐 다른게 있소. 살다보면 기쁜일도 슬픈일도 다 있는것, 잠시 대역 연기 하는 것일 뿐, 슬픈 표정 짓는다 하여 뭐 달라지는게 있소. 기쁜표정 짓는다 하여 모든게 기쁜 것만은 아니요. 내 인생, 네 인생, 뭐 별거랍니까, 바람처럼 구름처럼 흐르고 불다 보면 멈추기도 하지 않소. 그냥 그렇게 사는겁니다,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요,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사라짐이다,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것, 죽고 살고 오고감이 모두 그와 같도다, - 서산대사 입적 직전 읊은 해탈시 중에서 - -법명은 휴 정- 속명은 최여신(崔汝信 ), 본관은 완산(完山 ), 자는현응(玄應), 호는 청허(淸虛) 묘향산에 오래 머물렸기 때문에 묘향산인(妙香山人) 또는 서산대사(西山大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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