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과 황금
어떤 여객선이
항해를 하다 큰 폭풍을 만나
난파되어 항로를 잃고
바람 따라 헤매다
어느 무인도에 이르렀다.
다행히 승객들은
모두 목숨을 건졌으나
집으로 돌아갈수 없어
막막하기만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배에 몇달을 먹을 수 있는
식량과 곡식의 씨앗이 있었다.
얼마를 기다려야
구조를 받을지 알 수 없어
승객들은 논의 끝에,
미래를 위하여
땅에 씨앗을 심기로 하였다.
씨앗을 심기 위해
땅을 파자 땅속에 황금덩이가
여기저기 묻혀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땅을 파 뒤지기만 하면
황금덩어리가 나타나자,
승객들은 씨앗을 심는 일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았다.
황금덩어리가 나오는 판에
구태여 귀찮게 씨앗을 심는 것이
필요없다고 생각했고,
씨앗을 심는 일에
관심이 없어진 것과 비례하여
황금은 점점 많아져 더미를
이루게 되었다.
몇달이 흘렀다.
그러자 식량이 서서히
그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때서야
이들은 씨앗을 심는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이상 먹을 식량이
없게 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나 씨앗을 심어
싹이 나고 열매를 맺으려면
또 몇달을 기다려야만 하는데,
그때까지 먹을
식량이 없으면 생명을
부지할 수 없게 될 것이므로
이미 때는 놓치고 만 것이었다.
그후, 많은 시간이 지나
무인도를 방문한 사람들이
발견한 것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황금덩이와
죽은 사람들의 백골
무더기들 뿐이었다.
먼저해야 할
소중한 일을 잊어버리고
눈앞에 보이는 황금만을 찾아
이리저리 헤맨
어리석은 일은 없었는지
나 자신을 뒤돌아 본다.
우리의
소중한 삶의 시간에
황금덩이만을 찾아
헤맬 것인지,
아니면
씨앗을 심을 것인지는
우리의 자유다.
그러나 그 결과 또한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우리의
삶의 지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