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시 수필

남편 / 문정희

리마즈로 2017. 6. 12. 07:32



남편 / 문정희
아버지도 아니고 오빠도 아닌
아버지와 오빠 사이의 촌수쯤 되는 남자
내게 잠못 이루는 연애가 생기면
제일 먼저 의논하고 물어보고 싶다가도 
아차, 다 되어도 이것만은 안되지 하고
돌아누워 버리는
세상에서 제일 가깝고 제일 먼 남자
이 무슨 원수인가 싶을때도 있지만
지구를 다 돌아다녀도 
내가 낳은 새끼들을 제일로 사랑하는 남자는
이 남자일 것 같아
다시금 오늘도 저녁을 짓는다
그러고보니 밥을 나와 함께
밥을 가장 많이 먹은 남자
전쟁을 가장 많이 가르쳐준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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