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는 소리
청초 이보숙
가을이 오고 있는
아릿한 소리를 듣는다
곧 귀뚜라미의 노랫소리
달 밝은 밤을 살뜰히 흔들어
막 든 선잠을 깨우겠지
땡볕의 얼굴 흐릿해지고
달콤한 산들바람 불어오면
가을 옷으로 조신하게 꾸미고
청순한 얼굴로 님을 기다리는
코스모스도 피어나겠지
물결치던 초록빛 풀 냄새
삐걱거리는 의자에 걸터앉아
갈 때를 기다리며 졸고 있으니
곧 찬서리 내리고 바람 불어와
낙엽 이리저리 흩날리겠지
작년 이맘때 쯤 떠났던
가을이 돌아오는 소리를 듣는다.가을사랑 신계행
가을이 오면 서영은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 패티 김
올 가을엔 사랑할 거야 방미
잊혀진 계절 이용
가을 이연실
가을비 우산속 최현
그리움만 쌓이네 여진
가을이 오는소리
길가에 차례없이
어울려진 풀잎들 위에
새벽녁에 내린 이슬따라
가을이 묻어있습니다.
선풍기를
돌려야 겨우 잠들수 있었던
짧은 여름밤의 못다한 이야기가
저리도 많은데
아침이면 창문을 닫아야하는
선선한 바람따라
가을이 묻어 있습니다.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세상의 끝이라도 될 것 같던
숨이 막히던 무더위
다시는 가을같은 것은
없었 줄 알았는데
밤인 줄 모르고 처량하게 울어대는
가로수의 매미소리 따라
가을이 묻어 있습니다.
상큼하게 높아진 하늘따라
가을이 묻어있습니다.
열무김치에 된장찌개 넣어
비벼 먹어도
행복한
그리운 사람이 함께할
올 가을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