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집 노인과 쥐
옛날에 한 부잣집 노인이
창고 청소를 하기 위하여
머슴을 시켜 벼 가마니를 들어내는데
마지막 한 가마니를 들어내려고 하자,
"그것은 그대로 놓아두라."고 하였다.
그래서 머슴이 "그 한 가마니는
무엇에 쓰려고 그러십니까?" 하자,
주인 노인이 "쥐도 먹고 살아야
할 것 아니냐."고 하셔서 그대로
그 한 가마니는 창고에 놓아두었다.
그런데 이러한 일이 있은 지
몇 해 후 어느날,
머슴이 마당에 나와서 보니까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그래서 바로 "주인 어른,
좋은 구경거리 있으니
나와 보십시오."
하고는 불렀다.
이에, 부잣집 노인 부부가
방에서 문을 열고
마당에 나와 보니
글세, 큰 쥐 한마리가 머리에
쪽박을 둘러 쓰고 뜰에서
뱅뱅 돌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것을 이상하게
지켜 보고 있는 순간,
수백 년 묵은 집이 굉음을 내며
그만 폭삭 무너져 내려 앉아
버렸다고 한다.
원불교 2대 종법사를 역임하신
정산 송규종사는
이 일화를 소개하시면서
"이와 같이 여유있는 마음으로
은혜를 베풀면
한낱 짐승도 언젠가는
보은을 하게 되나니라."고
부연법문을 해 주셨습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들도 세상을 살면서
부잣집 노인과 같이
더욱 더 여유있는
마음과 말과 행동으로
사람은 물론, 미물 곤충까지도
은혜를 베푸는 자비스런
후덕한 사람들이 되라고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더불어, 비록 우리 인간들에게는
부정적인 의미로 각인된
풍요와 다산의 쥐이지만,
한번 입은 은혜는 절대 잊지 않고
기발한 방법을 통해서라도
끝까지 보은하는 쥐를 통해서
절대로 배은망덕한 사람은
되지 말라는 가르침도
전해주고 있습니다.
-옮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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