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행어사와 금비령 ?
어사 박문수가 어느때
함경도 풍산 지방에 들어갔다.
풍산은 산령이 풍부하고
험준한 산악 지역 이었다.
산이 너무 험하고 고개가 높아서
한번 넘어본 사람은 다시는
넘지않는 곳으로 유명 하다ㆍ
어사 박문수가 풍산의
험한 고개를 넘다가
지쳐 쓰러지게 되었다.
"일어 나야한다"
박어사는 혼신의 힘을 다해
일어 나려고 했다.
배는 고프고 목은 타들어가는 데
몸은 말을듣지 않았다.
꼬박 사흘을 미동도 못하고
길옆에 누워 있었다.
"도와 주시오" 구원을 요청하려고
생각은 했지만, 탈진하여
소리가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 ( 이렇게 죽을수는 없다)
"물! 물....! " 그러나
구원을 요청하는 소리는
모기 소리보다 약했다.
"틀렸다" 많은 사람들이 징그러운 뱀을 보듯
그냥 지나치자 박 어사는 살기를 체념 했다.
그런데 바로그때, 대여섯명의 아낙들이
나물을 캐 가지고 내려오다.
박 어사를 보게 되었다.
"웬 사람이지?"
"보아하니 미친 거지인가 봐!"
"죽었나?"
" 글쎄?"
그중 한 젊은 아낙이 가까이
다가 왔다.
"물! 물.......!"
하늘이 도왔는지 모기보다
작은 소리를 여인이 들었다.
"딱하기도 해라!"
그러나 이 높은 산골짜기에 물이 있어야지..!
잠시 망설이던 여인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박어사 곁에 다가 앉아서
희멀겋고 풍만한 젖을 꺼내
박어사에게 물렸다.
"어머, 세상에!"
"망측하게 젊은 여자가....."
"외간 남자에게 젖을 물리다니!"
지켜보던 아낙들은 놀란 얼굴을
하고 한 마디씩 했다.
박어사는 정신없이
젊은 여인의 젖을 빨았다.
갓난아이가 어미 젖을 빨듯이.....
한참을 빨고 나니 갈증이 한결 가시게 되었다.
"부인, 정말 고맙습니다." 박어사는 진심으로
생명의 은인에게 고마움을 표시 했다.
여인은 무거운 나물 보따리를 머리에 이고
박어사를 부축하여 천천히 고갯길을 내려왔다.
한편, 서 내려갔던 아낙들은 입에 거품을
물고 입방아를 찧어대고 있었다.
"어떻게 그럴수가 있지?"
"미친 짓이야!"
"그래요, 미치지 않고서야
서방 있는 여자가
그따위 짓을 할수가 없지."
소식을 전해들은 여인의
서방되는 작자가 분노했다.
몸을 부르르 떨면서 빠드득 이를 갈았다.
? "용서하지 않겠다!
세상에 어느 남자가
그런일을 용서 할수 있겠는가!"
한참 후에 박어사를 부축한
여인이 마을로 내려왔다.
마을 사람들은 진상을 확인 하기 위해서
서성거리고 있었다.
"세상에 정말이야!"
마을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하고 있을때,
두사람을 향해 나는듯이
뛰어 가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그 부인의 서방이었다.
"이 화냥년!"
서방은 흥분하여 마구 아내를 때렸다.
정신없이 맞고 있을때 박어사가
남자의 매질을 막으며 말했다.
"잠시 참고 내말 좀 들어 보시오!"
"뭐라고?"
아내를 리던 남자는 다짜고짜
박어사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 "어이쿠!"
몸이 온전하지 못한 박어사는
코피를 쏟으며 벌렁 뒤로 나자빠졌다.
"이 새끼 ! 죽여 버리겠다!"
남자는 쓰러져 신음하는
박어사를 향해 사정없이 발길질 했다.
마을 사람들은 구경만 할뿐
아무도 말리는 사람이 없었다.
"앗"그런데 갑자기 누군가의 입에서
놀란 비명이 터져 나왔다.
"암, 암행어사다!"
이 말에 모두가 소스라치게 놀라
땅에 쓰러진 박어사를 내려다 보았다.
발길질을 피하느라 모부림 치던
통에 허리춤에 차고 있던 마패가
드러난 것이었다.
발길질을 하던 남자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다.
구경을 하던 사람들도
반쯤 얼이 빠져 있었다.
"하이고!"
부인의 남편은 박어사 앞에
무릎을 꿇고 싹싹 빌었다.
" 죽을죄를 졌습니다.
제발 이놈의 목숨만 살려 주십시오."
박어사는 겨우 정신을 차리고
몸을 일으켜 남자를 보았다.
"제기랄, 사람보다 마패만 무섭구나."
이렇게 투덜 거리다가
근엄 하게 말을 이었다.
"오늘 나는 당신의 아내덕에
목숨을 건졌소.
만일 당신의 아내가 실로 행하기
어려운 자비를 베풀지 않았다면
나는 죽은 목숨 될것이오.
그러나 당신의 행패는 너무 극심 했소.
전후 사정을 알아 보지도 않고
그렇게 사람을 때리는 법이
어디에 있소?
무고한 사람을 때린죄 당장
벌을 주어야 마땅 하지만 당신 아내의
은혜 때문에 오늘은 그만 물러 가겠소.
집에서 근신하고 기다리시오."
박어사는
이렇게 말하고는 마을을 떠났다.
"아이구야, 이제 죽었구나"
암행어사를 때린 남편으로서는
지옥문을 눈앞에 둔 사람의 심정일
수밖에 없었다.
? 며칠이 지난후,
관아에서 출두 명령이 왔다.
두 부부가 벌벌 떨며 동헌에 나아가니
감사와 함께 나란히 앉아 있던
박어사가 부드럽게 남편을 타이른
후에 이렇게 덧붙였다.
"부디 아내를 아끼고 사랑해주시오.
생명을 구해준 은혜에 보답하고자
얼마간의 전답을 준비 하였으니
행복하게 잘 살기 바라오."
두부부는 감격하여 돌아갔다.
? 이때부터 그 고개를
"금비령" 이라 하고
준비 없이는 그 고개를
넘지 말것을 경고 하였다.
(어느 기록에서는 "금패령" 이라고도 한다)
오늘도 즐겁고 행복한
하루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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