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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리마즈로 2020. 7. 3. 08:13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해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전혀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 심순덕 -

 

 

 

그렇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알고보니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